제일기획 임대기 사장"스펙과스토리 융합"

[열정樂서 대구편] "일은 하늘이 만들지만, 그 일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

김성애 기자 | 기사입력 2013/11/15 [08:48]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스펙과스토리 융합"

[열정樂서 대구편] "일은 하늘이 만들지만, 그 일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

김성애 기자 | 입력 : 2013/11/15 [08:48]
 
13일 대구 경북대 대강당에서 열린 열정樂서에 강사로 나섰다. 2500여 명이 1, 2층 객석을 가득 메우다 못해, 로비에 간이 스크린과 의자까지 설치한 상황이었다.
 
열정樂서 강연의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카메라의 '찰칵' 소리다. 대부분의 청중이 대학생이다 보니, 마음 가는 부분이 있으면 대뜸 휴대전화로 사진부터 찍는다. '찰칵' 소리가 많이 나는 부분이 그 날 강연의 감동 포인트라고 생각하면 십중팔구 맞는다.

이 날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의 강연에서 가장 '찰칵' 소리가 많이 들린 대목은 다름 아닌 '실패담' 부분이었다.
 

▲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등 다양한 동영상을 활용한 강연     © 러브삼성

 
임 사장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전부 2차로 갔다. '잊혀진 2등'이었던 셈이다. 그 때마다 "일은 하늘이 만들지만, 그 일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1981년, 임 사장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주 업무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봉투에 넣고, 택시를 타고 다니며 20여 개 언론사에 뿌리는 것. 스스로를 '배달 소년'이라 부르며 자조하던 시절이었다.

우연히 일본의 광고회사 '덴츠'와 일한 후, 제일기획 입사라는 목표가 생겼다. 먼저 덴츠에서 연수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사팀장을 찾아갔다. "왜 엔지니어만 해외 연수를 갑니까? 저도 지원 가능합니까?" 대답은 "해 보든지"였다.
임 사장은 '사냥감을 발견한 호랑이처럼' 연수계획서를 짰다. 다음 순서는 윗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다. 사장님 결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떼를 썼다. 결국 결재를 받아 냈을 때는 무려 5년이 지난 후였다. "전자 회사에서 외부 광고 회사로 연수를 간 전무후무한 사례일 겁니다." 관중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임 사장의 근성 이야기는 여기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꿈에도 그리던 연수 첫 날, 산업스파이로 몰려 연수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일본 전자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배우러 왔다'는 말이 화근이었다. 5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때 임 사장의 뇌리를 스친 말이 있었다. '백척간두수진보', 백 척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의미다.
임 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덴츠의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 앞에 쪼그려 앉아 하루하루를 보냈다. 한 달 만에 몸무게가 7kg 빠졌다. 탈진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친 끝에 간신히 연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연수를 마친 뒤 제일기획으로 소속을 바꿨고, 사장이 되기에 이르렀다.
 
임 사장은 본인의 이야기를 사례로 제시하며 "스펙은 출입증에 불과하다, 스펙과 스토리텔링의 융합으로 세상에 도전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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