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개발진이 밝히는 전자파 낮추기 노력들

[삼성을 움직이는 사람들 50]사람도 환경도 친한 스마트폰 제품 개발 위하여 ‘촘촘한 연구’

정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11/28 [10:55]

삼성전자 개발진이 밝히는 전자파 낮추기 노력들

[삼성을 움직이는 사람들 50]사람도 환경도 친한 스마트폰 제품 개발 위하여 ‘촘촘한 연구’

정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7/11/28 [10:55]

SAR 기준 공인인증 받아야 스마트폰 등 무선 기기 출시
한국의 SAR 기준 1.6W/kg…갤럭시 S8 몸통 0.616W/kg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항상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만큼 전자파의 영향은 없을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제적으로 무선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정량화하고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다. 전자파 흡수율, 즉 SAR(Specific Absorption Rate)이란 인체 조직의 단위 질량당 흡수된 전자파 에너지량(단위: W/kg)을 뜻한다.

SAR에 대한 국제 기준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국·미국·캐나다 등은 IEEE(국제전자전기기술자협회)가 정한 규격을 따르며, 유럽·일본·중국 등은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ICNIRP(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의 권고를 기준으로 한다. 머리(Head)와 몸통(Body)으로 구분해서 SAR을 검사한다. 실제 사용환경에서 한계치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전자파가 최대로 방사되는 조건에서 측정한다. SAR 기준을 충족한다는 공인 인증을 받아야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등 무선 기기를 각국에 출시할 수 있다.

한국에서 SAR 최대 기준은 1.6W/kg이다. △갤럭시 S8의 경우 머리 0.546W/kg, 몸통 0.616W/kg △갤럭시 노트8의 경우 머리 0.597W/kg, 몸통 1.06W/kg 등 국제기준보다 훨씬 낮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개발 초기부터 SAR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설계를 적용한다. 또한,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계에서 꾸준히 SAR을 검증하며 엄격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 2017년 한국에 출시된 주요 모델별 SAR.     ©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전자파 흡수율, 측정 어떻게?
우선, 완벽한 측정 공간이 필요하다. SAR 챔버는 다른 전파가 들어오지 않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등 변수를 차단한 공간이다. 인체 형상의 기구에 스마트폰을 부착해놓고 전파를 최대로 출력하는 상황에서 SAR을 측정한다. 기구 안에는 특수 용액이 들어 있다. SAR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율과 전도도를 인체 조직과 유사하게 제작한 액체다.

하나의 제품이라도 수많은 측정이 필요하다. 머리와 몸에서 좌우 위치마다 주파수를 바꿔가며 측정한다. 국가별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다르고, LTE 등 통신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주파수 대역도 확대되기 때문에 SAR 검사도 더욱 늘어났다.

SAR은 스마트폰에서 전파를 송신 또는 수신하는 안테나와 직결된다. 전파를 최대로 주고받으면 통신 성능은 물론 좋아지겠지만, 그만큼 SAR이 높아진다. 안테나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SAR을 낮추는 기술이 바로 삼성 스마트폰의 경쟁력이다.

인체로부터 거리가 1mm만 멀어져도 SAR은 크게 감소한다. 삼성 스마트폰에서 메인 안테나는 머리에서 좀더 멀어지도록 주로 스마트폰 하단에 자리잡는다. 하지만 안테나 위치에 대한 정답은 없다. 모델별로 디자인과 내부 구조가 다르고 미세한 차이에도 안테나 성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안테나 성능과 SAR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건 모델마다 새로운 도전이다.

▲ SAR 측정 챔버.     © 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안테나 개발자와 스마트폰 디자인
디자인 트렌드는 안테나 개발의 양상을 변화시켰다. 요즘 스마트폰은 메탈 프레임을 많이 채택하는데, 안테나가 바로 이 프레임에 탑재된다. 디자인이 나오는 순간 안테나 구조도 이미 설계되는 셈이다. 갤럭시 S8와 노트8 같은 엣지 디스플레이에선 메탈 프레임의 폭이 더욱 좁아졌고, 곡면 디자인의 미세한 변경도 안테나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안테나 성능과 낮은 SAR을 어떻게 구현할지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안테나와 머리 사이의 거리는 물론 프레임의 크기와 형태, 통신을 위해 틈새를 내는 부분, 손으로 잡는 위치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안테나 개발과 디자인은 별개의 영역처럼 여겨지지만, 누구보다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테나 설계와 성능 검증을 ‘안테나 디자인 스튜디오’로 체계화했다. 개발 도중에 안테나 설계를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부터 사전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들을 일련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다. 샘플이 나오면 사전 실험과 실제의 차이를 분석해가며 제품을 완성하게 된다. SAR가 목표보다 높게 나오면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동시에 안테나 성능도 확보하는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특유의 노하우는 웨어러블 제품에도 적용된다. 기어 S3와 기어 스포츠 등 최신 스마트워치는 몸체(보디) 안에 안테나가 탑재됐다. 손목에 딱 붙는 스트랩 대신 바디에 안테나가 들어감으로써 SAR을 낮출 수 있다. 몸체의 메탈 소재는 전파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테나 구현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안테나 자체뿐 아니라 특화된 전문 분야를 연구하는 개발자들도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도료의 금속 성분이 안테나 성능과 관련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CMF(색상(Color)·소재(Material)·마감(Finishing)을 아우르는 디자인)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진은 SAR에 관한 국제 기준보다 삼성 자체 목표를 충족하는 게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 개발진은 “디자인·개발·제조 환경에 맞게 전파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귀띔하면서 “품질과 안전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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