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먹이던 엘리엇, 이번엔 현대차 흔드는 내막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일주일 만에 '현대차 지분 10억 달러 보유' 공개…배당 확대 노리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4/05 [14:24]

삼성 애먹이던 엘리엇, 이번엔 현대차 흔드는 내막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일주일 만에 '현대차 지분 10억 달러 보유' 공개…배당 확대 노리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4/05 [14:24]

주주 엘리엇에 이익인 쪽으로 지배구조 개편 계획 실행하라는 속셈 예고

엘리엇 갑작스런 개입으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비용 계획보다 늘어날 듯

 

▲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흡수합병 당시 삼성을 쥐고 흔들었던 엘리엇이 이번엔 현대자동차를 겨누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C)주간현대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다시 돌아왔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흡수합병 당시 삼성을 쥐고 흔들었던 엘리엇이 이번엔 현대자동차를 겨누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사재 5조 원 이상을 투입해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돌입한다고 지난 328일 발표한 가운데 엘리엇이 돌연 현대자동차그룹 출자구조 개선작업에 개입할 것임을 공식 선언하고 나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폴 엘리엇 싱어(74)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엘리엇은 약점이 보이는 기업의 지분을 대량을 사들인 뒤 배당을 늘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경영에 간여하는 게 특기인 투자 자문사다. 이후 주가가 오르면 그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아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렇듯 배당 확대를 노리는 엘리엇이 이번엔 현대차를 겨냥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이 회사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

 

뉴욕에 본사를 둔 엘리엇은 44엘리엇 어드바이저스 홍콩이름으로 성명서를 내고 엘리엇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3개 회사의 보통주를 미화 10억 달러(150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을 공개했다.

 

44일 종가 기준으로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3개 회사 시가총액(734153억원)1.4%에 해당된다.

 

엘리엇은 이어 현대차그룹의 주요 주주로 현대차그룹이 개선되고 지속 가능한 기업 구조를 향한 첫발을 내디딘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지만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현대차의 지배구조 계획에 딴지를 걸었다.

 

엘리엇은 구체적으로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기업 경영구조 개선과 자본관리 최적화, 그리고 주주환원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더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할 것을 요청한다이런 사안에 대해 경영진과 이해 관계자들이 직접 협력하고, 나아가 개편안에 대한 추가조치를 제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현대차그룹 측에 직접 대화를 요청했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히지 않아 엘리엇이 갑작스레 현대차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엘리엇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번 요구가 첫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승인해주는 것을 대가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을 요구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주주인 엘리엇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실행하라는 요구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대응에 따라 강도를 높여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을 문제 삼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만만치 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로이터> 등 외신은 엘리엇이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 둔화에 시달리는 현대차에 새 과제를 추가했다, 이날 엘리엇의 지분 보유 사실 공개를 선전포고로 해석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 둔화로 고전하는 현대차그룹이 엘리엇 측의 경영 간섭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단행될 지배구조 개편에서 현대모비스를 존속부문(79%)과 분할부문(21%)으로 나눈 뒤 분할부문을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순자산 가치 기준에 따라 0.61 1로 결정됐으나,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의 알짜 사업부문만을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킴으로써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편법을 사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엘리엇이 공세 포인트로 삼으려 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어쨌든 이 같은 엘리엇의 돌출 성명서 발표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비용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는 늘어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원본 기사 보기:주간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