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하던 이재용 부회장 조용히 유럽출장 떠난 내막

국내 경영복귀보다 해외 현장점검 먼저…글로벌 네트워크 복귀로 해외경영 숨통 트일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3/26 [16:50]

칩거하던 이재용 부회장 조용히 유럽출장 떠난 내막

국내 경영복귀보다 해외 현장점검 먼저…글로벌 네트워크 복귀로 해외경영 숨통 트일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3/26 [16:50]

▲ 한 달 반 동안 칩거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6년 9월 인도 방문 이후 1년 6개월 만인 3월22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그 배경과 목적을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공식 행보를 자제해오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창립 80주년 기념일이자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45일 만의 첫 일정으로 지난 3월22일 유럽 출장을 떠난 사실이 사흘 뒤인 3월25일 알려진 것.


이 부회장은 최근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기공식 등 삼성의 굵직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한 달 반 동안 칩거하던 이 부회장이 2016년 9월 인도 방문 이후 1년 6개월 만에 출장길에 오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그 배경과 목적을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하고 있고, 또다른 쪽에서는 국내 비판여론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해 이 부회장이 조용히 출장을 떠났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주 유럽으로 출국했다"고 전하면서 "출장 목적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면담"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면담 상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매체에서는 이 부회장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를 맡았던 글로벌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그룹 경영진과의 회의 일정을 잡았다고 전하고 있다.

 

사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엑소르 사외이사 자격으로 5년 연속 이 회사 이사회에 참석했었다. 당시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FCA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의 인수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했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팀을 출범시켰으며, 2016년에는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BYD)에 30억 위안을 투자하고 9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차량 조명,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기술) 등에 관심을 보였으며 사업 전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수가격과 범위 등을 두고 삼성전자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간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무산됐다.

 

어쨌든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 있는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전 변호인단을 통해 대법원에 해외출장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의 출장을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을거리와 신성장동력 확보, 대형 M&A(인수합병) 등을 검토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출장 이후 2016년 11월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중단됐던 삼성의 인수 합병 작업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국내 경영 복귀보다 해외 현장점검에 먼저 나선 것을 두고 1년 가까이 차질을 빚었던 글로벌 네트워크 복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길에 주요 사업 파트너사와 고객사, 핵심 투자자 등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들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과 이 부회장 구속 등으로 해외 거래처를 관리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에 비쳐볼 때, 이 부회장의 활동 재개로 그룹 전반의 해외경영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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