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문화
2017·2018 관통 패션 산업계 이슈는 과연?
삼성패션연구소가 간추린 패션 키워드는 '스튜핏 각성' 의식있는 소비자 늘고 있다!
기사입력: 2017/12/26 [10:51]  최종편집: ⓒ lovesamsung
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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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패션 매출 비중 전년 대비 70%까지 하락 등 고군분투

집에 대한 개념 소유→거주 급변하면서 홈웨어 아이템 각광

▲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선보인 새우깡 파자마나 스파오의 짱구 캐릭터 파자마 아이템은 온라인몰에서 연이어 품절사태를 빚었다. (C)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대한민국 사람들은 2017년 ‘대통령 박근혜 탄핵과 파면’을 비롯해 정치적·사회적으로 거대하고도 다양한 사건들을 겪었다. 이처럼 급변하는 정치 지형 속에서 패션 산업계에도 한 해 동안 갖가지 이슈들이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 패션부문 산하의 삼성패션연구소가 2017년 패선 산업 10대 이슈 및 2018년 패션 시장 전망에 관한 리뷰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글로벌 패션 이슈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집에 대한 개념이 ‘거주 및 생활공간’으로 변화하면서 홈웨어 아이템이 뜨고, 탕진하는 재미에 빠졌던 사람들이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스튜핏 각성’을 하는 등 의식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백화점은 지고 자사몰이 뜨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017년과 2018년을 관통하는 대한민국 패션 산업 키워드로 고군분투, 홈 플랫폼 시대, 탕진잼과 스튜핏, 포몰 코드의 완화, 헤리티지 기반 스트리트 무드 확산 등을 꼽고 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1. Struggle: 고군분투
촛불 시위로 시작한 2017년은 탄핵 정국,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인한 내수경기 부진이 패션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한 해였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하락함과 동시에 의류·신발 등 패션 관련 지출 비중 역시 2013년을 정점으로 한 후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통적인 주요 패션 채널인 백화점의 패션 매출 비중도 2012년 78.6%에서 2017년 3분기에는 70%대까지 하락했고,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은 매출 부진이나 영업이익률 하락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패션 업계 실적은 매우 좋지 않았다.

2. Home Platform: 홈 플랫폼 시대
1인가구 수 증가,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2016년에 이어 라이프스타일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7년에는 불황 여파와 더불어 조류독감,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불안 요인의 증가로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면서 심리적인 안정과 휴식을 위한 나만의 공간을 찾고자 하는 트렌드가 강화됐다.


또 집에 대한 개념이 ‘소유’의 대상에서 ‘거주 및 생활공간’으로 변화되며 집안에서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입고, 먹고, 꾸미는 의식주 관련 아이템 소비가 증가했다. 게다가 ‘집밥과 같은 식사’와 ‘간편한 식사 준비’에 대한 니즈(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은 2016년 2조2542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패션 업계에서도 라운지웨어를 비롯한 홈웨어 아이템이 각광을 받았다.


에잇세컨즈의 새우깡 파자마나 스파오의 짱구 캐릭터 파자마 아이템은 온라인몰에서 연이어 품절되며 SNS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리셀(re-sell, 되팔기)이 일어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3. Both Sides of Consumption: 이중적인 소비 규범, 탕진잼과 스튜핏
가계 실질소득 감소, 청년 실업률 증가 등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저성장 시대 속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인 만족을 얻기 위한 상반된 소비 행태가 동시에 나타났다.


2017년 상반기에는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가 있다는 의미의 ‘탕진잼’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는 가격이 저렴한 문구용품이나 인형, 생활용품을 구입하거나, 인형뽑기숍, 드럭스토어, 다이소 같은 저가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에 탐닉하는 이러한 소비 행태는 소소한 비용 안에서 스스로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하반기에는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 빅히트를 하면서 ‘스튜핏’ 열풍이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현재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 절약과 검소라는 전통적인 가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현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과 불안감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4. CX(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 시대
새로 오픈하는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패션보다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고객경험(CXCustomer Experience)의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패션 브랜드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구호 플래그십 스토어는 고급 차(Tea)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도 큐레이션해 선보이면서 패션의 콘텐츠가 확장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


이에 더해 올해는 특히 인문학적 가치와 지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서점 등의 문화공간이 새롭게 떠오르는 키 테넌트로 주목 받았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지난 5월 오픈한 별마당 도서관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지적 경험을 제공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골목 상권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해방촌, 연희동, 서촌 등에 자리잡은 독립서점의 인기로 나타났다. 각 서점만의 취향과 추천을 기반으로 독립서점들은 다양화된 취향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 Consumer Oblige: 의식 있는 소비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변하는 정치 지형 속에서 쌓인 참여의 경험은 소비자들이 개인의 취향과 사상, 소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했다.


패션계에서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슬로건 패션이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나 미국 대선 과정에서 활발하게 나타났고, 런웨이에서도 디오르가 2017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에서 선보인 ‘WE SHOULD ALL BE FEMINISTS’ 티셔츠를 통해 여성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처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나 평소의 사회공헌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중요해지면서 럭셔리 브랜드 구치가 향후 컬렉션부터 동물보호를 위해 퍼(fur)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고, 환경과 재활용 이슈에 앞장서는 파타고니아는 리사이클 캐시미어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각 브랜드에서도 브랜드 스스로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도덕적 가치를 어필하기 위한 캠페인이나 후원 활동에 힘쓰는 모습이다.

6. Retail Reformation: 온·오프 리테일 주도권 경쟁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온라인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 상승한 약 10조 원을 기록했고, 2017년은 10월 누적 기준으로 이미 9조3000억 원대 규모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패션 유통 채널이던 백화점의 지속적 부진, 신규 오픈하는 복합쇼핑몰 내 패션 매장 비중 감소 등 패션 유통의 구조적인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급성장 중인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모바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AI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온·오프라인 연결, T커머스 등 끊임없는 혁신과 전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각 패션 업체에서는 독자적인 자사몰을 리뉴얼하며 성장 주도권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모바일 프렌들리한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한 차별화 콘텐츠를 제안하며 자사몰 고객의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전략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SF샵은 빈폴레이디스의 온라인 전용상품 그린빈폴, 커피빈폴 등을 출시하는 한편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입점시키면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 O2O 서비스는 물론 퀵배송 서비스 등을 온라인과 모바일에 탑재하며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7. The Great Minors: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영향력 확대
개별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다각화된 개성을 수용할 수 있는 비제도권 브랜드들이 확대되는 가운데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운영되는 SNS 마켓이 1020 젊은 층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한 해였다.
특히 온라인 상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영향력 있는 인기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관리하는 전문 플랫폼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오프라인 진출도 확대됐다.


또 성수동이나 서촌 등 골목상권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주축이 되어 띵굴마켓, 마주치장, 써티마켓 등 프리마켓을 진행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취향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브랜드들을 인큐베이팅하며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8. Fashion lose, Bench Parka win: 히트 아이템이 없는 시대
2017년 패션 업계에는 유난히 히트 상품이 없었다. 이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제도권·비제도권을 가리지 않는 브랜드의 난립과 함께 유통 채널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단일 아이템이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도 2017년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 아이템은 바로 벤치파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롱패딩, 일명 ‘평창패딩’은 출시 초반에만 해도 큰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 11월4일 올림픽 기념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에서 한 아이돌이 유사 제품을 입고 있는 모습이 방영되고 나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돌 가수 슈퍼주니어가 직접 출연한 롱패딩 방송 역시 단 1시간의 동안 1만9000여 장을 완판시키며 25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소비자 취향 세분화 시대에도 히트 아이템이 탄생한 비결은 불황형 소비에 걸맞은 확실한 가성비, 희소성의 프리미엄, 화제성으로 분석된다.

 

9. Relaxed Formal Code: 포멀 코드의 완화
최근의 트렌드를 이끄는 스타일과 아이템에는 후드티·롱패딩처럼 캐주얼 아이템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경향이 읽혀진다. 특히 비즈니스와 오피스웨어의 전형으로 수트를 착용했던 드레스코드가 취향의 진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한층 유연해지면서 수트로 대표되는 포멀웨어의 판매는 부진한 대신, 재킷과 팬츠를 각각 활용할 수 있는 셋업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서는 이처럼 최소한의 격식은 갖추었지만 취향에 따라 스타일링이 가능한 셋업 스타일을 ‘매너 슈트(Manners Suit)’라고 정의한 바 있다.


여성복에서도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고 실용적인 수트를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편안한 착용감을 갖추고, 멀티 착장이 가능한 슈트가 큰 인기를 모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는 2016년 하반기부터 선보인 ‘에딧 라인’의 물량을 확대해 올 상반기에 80% 이상을 판매하는 한편, 2030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모았다.

 

또한 ‘수트서플라이(SUITSUPPLY)’는 세분화된 사이즈와 함께 다양한 원단과 색상, 스타일을 믹스하여 셋업 스타일로 구입이 가능하고, 매장 내 수선실을 갖춰 고객이 선택한 제품을 체형에 맞게 맞춤수선도 진행하는 등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10. Street & Heritage: 헤리티지 기반 스트리트 무드 확산
패션업계에서 2017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이슈는 단연 루이뷔통과 슈프림의 협업이었다. 과거 루이뷔통의 모노그램 패턴을 차용하여 소송까지 이르렀던 슈프림은 달라진 위상을 기반으로 정식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딱딱한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에게 보다 파격적이고 쿨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해주는 데 성공했다.


런웨이에서도 버버리와 고샤 루브친스키의 협업처럼 실용과 파격을 선호하는 스트리트 무드가 전통 브랜드의 스테디 아이템을 변주하면서 새로운 유니크함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또 스트리트 무드는 애슬레저와 복고 패션으로 대표되는 헤리티지 스타일링의 확산에도 기여했다.


원본 기사 보기:주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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