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영장심사 가는 길 현장 스케치

굳은 표정으로 특검 출석…40여 분 뒤 법원청사 도착 319호 법정에서 '운명의 심판'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2/16 [11:46]

이재용 부회장 영장심사 가는 길 현장 스케치

굳은 표정으로 특검 출석…40여 분 뒤 법원청사 도착 319호 법정에서 '운명의 심판'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7/02/16 [11:46]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월16일 오전 9시15분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 김상문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다시 ‘운명의 날’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2월16일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5분 검정색 코트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 체어맨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 이 부회장은 2월16일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특검 조사실로 향했다.     © 김상문 기자

 

하지만 이 부회장은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심경을 말해 달라’, ‘끝까지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관련해 청탁한 사실이 없느냐’ '지난해 정유라 지원 관련해 고위급 임원회의 연 사실이 있는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 부회장은 특검팀 사무실에 올라간 지 10여 분 만에 다시 내려와 이날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를 30여 분 앞둔 10시3분께 특검팀 수사관들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법원 청사로 들어선 이 부회장은 출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고 ‘끝까지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최순실씨 일가 명마 지원에 대해 알고 있었나’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추진을 위한 로비가 있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계단을 올라 319호 법정으로 향했다.

▲ 2월14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2월16일 오전 특검에 출석하는 모습.     © 김상문 기자

 

이 부회장과 함께 2월14일 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역시 이날 오전 10시 5분 법원청사에 들어섰다. 박 사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상진 사장 또한 순환출자 문제 관련 청탁한 사실 여부와 삼성과 청와대, 대통령 비선인 최순실씨 사이의 연결 고리로 지목된 것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2월16일 오전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특검팀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김상문 기자

이재용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추가됐다.

 

특검이 새로운 혐의를 추가한 것은 뇌물 공여보다 상대적으로 입증이 수월하고, 이 부회장이 여러 죄를 지었으니 그만큼 구속할 필요성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한정석(39·사법연수원 31기)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특검팀과 삼성 양측은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의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해석과 구속의 정당성 등을 놓고 다시금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는 2월17일 새벽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영장심사는 지난 1월18일에 이어 29일 만이다. 당시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이에 특검팀은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 2월14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