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결정권자 이재용, 피의자로 특검소환 내막

삼성그룹과 청와대의 검은 커넥션 캐기 위해 이 부회장에 1월12일 오전 소환 통보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1/11 [17:32]

삼성 결정권자 이재용, 피의자로 특검소환 내막

삼성그룹과 청와대의 검은 커넥션 캐기 위해 이 부회장에 1월12일 오전 소환 통보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7/01/11 [17:32]
▲ 그동안 줄기차게 삼성을 겨눠온 특검팀이 출범 23일 만에 삼성그룹의 최고 책임자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게 됐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 김상문 기자


결국은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사실상 삼성그룹의 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월12일 오전 9시30분 소환을 통보하는 등 삼성그룹과 청와대 사이의 검은 뒷거래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삼성그룹을 겨눠온 특검팀은 출범 23일 만에 삼성그룹의 최고 책임자인 이 부회장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게 됐다.

 

이규철 특검팀 대변인은 1월11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1월12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의 신분으로 소환한다”며 “뇌물공여 등의 혐의”라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뇌물공여가 될지 제3자 뇌물공여가 될지는 소환해서 조사를 해봐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원론적으로 가능한 부분”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삼성 관련 피의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난 이후에 일괄적으로 사법처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부회장의 조사 이후 삼성그룹 임원진들에 대한 특검의 대대적인 칼바람이 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1월9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사실상 삼성그룹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이 부회장의 소환은 이미 예견됐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정부가 도와줄 것을 요구했고, 그 대가로 최씨 일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로 특검팀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과 삼성그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 지원 사이에 모종의 대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 부회장을 특검에 직접 소환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성립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앞서 조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최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휘하고 보고 받았다는 삼성 고위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뇌물공여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충분히 수집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을 소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총 두 차례다. 특검팀은 특히 지난해 7월25일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의 독대를 계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대가로 최씨 일가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 직후 삼성그룹 임원들을 소집해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 등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최순실·정유라 모녀를 지원하기 위해 2015년 8월 최씨 소유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0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지난해 9월까지 약 78억원을 송금했다. 또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원가량을 후원했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특검팀은 삼성전자가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것도 박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측은 특검 조사에서 대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최순실 씨의 또다른 태블릿 PC에서 최씨 소유의 코레스포츠에 대한 삼성의 지원금 내역이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해당 태블릿PC에는 최씨의 독일 법인인 코레스포츠 설립 과정과 삼성이 보낸 지원금이 코레스포츠로 빠져나가 사용된 내역이 상세히 나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삼성이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하기 위해 코레스포츠 설립 준비부터 실행, 세금 문제까지 폭넓게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사회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