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움직이는 사람들 29]신진경 삼성전자 DS부문 선임

"반도체 결함 찾기 위해 나노 입자와 사투 벌이고 있지요"

정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6/11/30 [15:30]

[삼성을 움직이는 사람들 29]신진경 삼성전자 DS부문 선임

"반도체 결함 찾기 위해 나노 입자와 사투 벌이고 있지요"

정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6/11/30 [15:30]
▲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디펙제어그룹 소속으로 일하는 신진경 선임.     © 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인간의 눈에는 커다란 건물에서부터 책 속 조그마한 마침표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상(像)이 맺힌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육안으론 구분되지 않는 미세물질로 구성된 세상도 존재하는 법이다. 이를테면 ‘나노(Nano, 10억분의 1)’ 단위 입자가 예사인 반도체 공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진경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제조센터 선임은 늘 이 나노 입자와 사투를 벌인다. 반도체 불량의 원인 물질을 잡아내는 것이 신 선임의 주된 업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를 바탕으로 ‘메모리 디펙 제어’라는, 다소 낯선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는 신진경 선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신진경 선임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디펙제어그룹 소속이다. 영어단어 ‘Defect(결점·缺點)’에서 유래한 ‘디펙’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하는 반도체 불량을 통틀어 일컫는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생기는 결함을 찾아 제어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하지만 이 일은 결코 간단치 않다. 1나노미터 차이로 결함 여부가 결정될 만큼 반도체 공정 자체가 굉장히 미세하기 때문이다.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직경의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를 말한다.

 

“반도체 공정에는 웨이퍼(Wafer,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실리콘 기판) 화학물질을 도포(塗布)하는 과정이 여러 번 있다. 딱 정해진 양만큼만 도포해야 하기 때문에 오차가 약간만 생겨도 불량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대야에 물을 딱 1리터만 받아야 하는데 수도꼭지를 잠근 후 남아 있던 물방울이 떨어지며 1리터를 약간 넘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혹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점검하고 제어하는 것이 내가 맡은 업무이다.”

▲ 신진경 선임의 업무는 단순히 결점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적절한 방안을 찾아 발견된 결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것까지 아우른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룸

 

신진경 선임의 업무는 단순히 결점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적절한 방안을 찾아 발견된 결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것까지 아우른다.

 

“우리 팀의 최종 목표는 불량률을 낮춰 수율(收率,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최대 칩의 개수 대비 실제 생산된 정상 칩의 개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을 최대한 높이는 것인 만큼 찾아낸 결함을 해소해 마무리 지어야 비로소 일이 끝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필수다. 신 선임은 “대부분의 협업은 반도체 공정 담당 기술팀과 이뤄진다”며 “우리가 찾아낸 문제를 기술팀에 알리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머릴 맞대고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금속재료공학을 전공한 신 선임은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힘들었지만 불량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거나 여러 부서와 협의하고 개선해가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선임은 또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로 ‘사내 교육용 강의 촬영 경험’을 꼽았다.

 

“제품 결함을 포착,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전체 공정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자연히 업무를 ‘넓고 깊게’ 알아야 한다. 그게 인연이 되어 신입사원 교육용 강의 동영상 제작에 참여해 반도체 공정 전반을 설명하는 기회를 얻었다.”

 

비전공자에게 반도체는 여전히 낯선 분야다. 신진경 선임 역시 회사 밖에서는 일 얘길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

 

“한 번은 친구들에게 내가 맡은 업무를 간단히 설명한 적이 있는데 분위기가 금세 어색해지더라(웃음). 내 딴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율 같은) ‘업계 전문용어’가 적지 않게 등장했던 모양이다.”

 

반도체 분야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신 선임이 건네는 조언은 이랬다.

 

“반도체는 설비 자체가 워낙 대규모인 데다 가격도 고가여서 일상에서 접할 일이 적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거리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어떤 업무든 적정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누구나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런 교육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니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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