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정보력' 세간에 다시 회자되는 이유

막강한 미래전략실 정보력으로 비선 실세 일찌감치 파악…'최순실 후원' 부메랑 돌아와 곤욕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6/12/02 [16:08]

'삼성의 정보력' 세간에 다시 회자되는 이유

막강한 미래전략실 정보력으로 비선 실세 일찌감치 파악…'최순실 후원' 부메랑 돌아와 곤욕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6/12/02 [16:08]
▲ 삼성의 정보력 수준은 국정원·검찰·경찰 등 국가기관보다 정확하고 대단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재계 총수들이 지난 11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직권남용 대신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 총수들은 또 한 번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검찰수사 과정에서 유독 삼성그룹 관계자들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면서 세간에서는 이를 '삼성의 정보력'과 연결짓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은 ‘삥을 뜯긴’ 수준이지만 삼성그룹은 그 규모가 여느 기업의 2배를 넘고, 최순실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건넨 유일한 기업이란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진납세’를 넘어서서 삼성그룹과 최순실씨의 밀착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그룹 실세 경영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을 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 같은 경영진의 수난을 두고 재계 주변에서는 너무 정확한 삼성의 정보력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의 정보력 수준은 국정원·검찰·경찰 등 국가기관보다 정확하고 대단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여의도 주변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정권의 비선 실세를 찾아내기 위해 안테나를 곧추세운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정권의 핵심인사보다는 정권을 움직일 수 있는 비선 실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

 

그래서 삼성그룹이 국정원을 능가하는 정보력으로 대통령 측근들도 잘 몰랐다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감을 일찍부터 간파한 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4년 말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사건이 불거지고 박관천 경정의 입을 통해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는 말이 터져나왔지만, 최순실씨가 실제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활동한 정황은 최근에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런데 삼성그룹이 이미 지난해부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자금을 지원하는 등 스폰서로 나선 사실은 그만큼 최씨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2014년 11월24일 정윤회 국정 개입 파문이 언론에 폭로된 다음날인 11월25일 제일기획 소속의 상무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2014년 11월26일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 등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 4곳을 패키지로 한화그룹에 넘기는 결정을 해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 소속의 승마선수들이 단 한 명도 없는데도 삼성그룹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으면서 ‘승마 후원’을 시작을 한 시점과 정유라씨에게 10억원대의 명마를 사주는 등 본격적인 후원을 하기 시작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딱딱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재계 주변에서는 이런 연쇄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삼성그룹이 그 당시 이미 ‘비선 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장충기 사장이 소속된 미래전략실은 국내 기업 정보력 1위이자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 통한다. 결국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씨 지원에 동원됐을 것이라는 것이 세간의 분석.

 

그래서일까. <조선일보>는 11월8일자 신문에서 “삼성이 조직적인 정보력을 바탕으로 그 어떤 그룹보다 먼저 최씨의 영향력을 미리 간파했던 게 아니냐”면서 “유독 삼성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의혹이 잇따라 터지는 것을 두고 삼성의 막강한 정보력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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