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주가부양' 소액주주 요구 거절한 내막

공시 통해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 배당 고려 않겠다"..."기업가치 높여 주주가치 증대시킬 것"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6/06/21 [10:18]

삼성SDS, '주가부양' 소액주주 요구 거절한 내막

공시 통해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 배당 고려 않겠다"..."기업가치 높여 주주가치 증대시킬 것"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6/06/21 [10:18]

삼성SDS 소액주주 모임 "주가회복 방안 제시 안하면 이재용·정유성 고소·고발"

삼성SDS "전문가들과 논의했더니 자사주 매입은 실효성 및 절차상 문제 있어"

▲ 삼성SDS가 소액주주들이 본사를 항의 방문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며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 배당 등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삼성SDS 건물.     ©사진출처=삼성SDS

삼성SDS(대표이사 정유성)가 소액주주들이 본사를 항의 방문해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며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 배당 등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SDS는 지난 6월7일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나머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액 주주간담회에서 요청받은 주가 부양 방안을 검토한 결과, 분할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이나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 배당 등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6월21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삼성SDS는 IT서비스 사업을 통해 축적된 IT기술과 업종 전문성을 활용하여 2012년부터 물류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고, 사업개시 4년 만인 지난해에 약 2조6000억원의 물류사업 매출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2016년 말이면 삼성전자 등 관계사 물동량 대부분을 수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대외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외사업 확대를 위해서 물류 전문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정립, 글로벌 실행력 및 영업 네트워크 확충을 위한 M&A, 신규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실행을 위해, 물류 전문 경영체계 구축 차원에서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할 예정이다.  물류 외 사업부문에서도 고객의 지속적인 IT비용 효율화 요구, IoT, Big Data 등 IT 신기술의 출현,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같은 새로운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 등 국내외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외부 전문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상세 분할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을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삼성SDS 사업분할 검토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다"며, 배당확대·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 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6월20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에게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네이버 카페 '삼성SDS 소액주주 모임'은 이날 게시판에 올린 편지에서 "삼성SDS의 미래가치에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에게서 피눈물을 뽑아내면서까지 (물류사업 분할을) 해야겠느냐"며 "3세 경영시대 안착을 위해 그렇게 무리수를 두면서 우호적인 고객을 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소액주주 모임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달라"며 "소액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2주 뒤에는 확실한 주가 회복 방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모임은 또한 온라인으로 의견을 수렴해 6월27일까지 사측으로부터 의미 있는 답변이 없으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등에 대한 고소·고발에 나서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이 같은 소액주주들의 질책과 경고와 관련 "각 방면 전문가와 함께 자사주 매입, 중간배당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면서  6월21일 공시를 통해 “지난 6월14일 주주간담회에서 요청받은 주가 부양 방안에 대해 회사에서 검토한 결과 분할을 검토 중인 현 시점에서 자사주 매입, 중간 배당 등의 방안은 실효성 및 절차상 문제가 있어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전문가들은 주주친화 정책 중 자사주 매입과 중간배당은 지금 실행하기보다 분할 후 보유현금을 M&A 등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하면서 "무상증자는 본질적인 가치의 변화 없이 주식 수만 증가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주가부양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또한 "비록 이번에는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웠지만, 향후 배당 상향 등 주주친화방안을 다시 검토하겠다"면서 "대신, 회사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가의 본질인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 분할을 고민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삼성SDS는 "사업 분할을 고민하게 된 배경은 글로벌 시장환경 변화와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전하면서 "글로벌 물류 시장은 물류 기업들의 대형화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물류 투자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SDS는 그룹 내 시장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달하여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대외시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사회 및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물류사업을 분할하게 된다면, 물류 기업으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룹 외 물동량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분할 이후 물류 전문 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신규 물류 분야 진출과 물류기업 M&A, 실행력 차별화를 위한 자산 취득 등과 같은 주요 사안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현재의 IT 서비스 기업 이미지로는 대외영업 및 인재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분할을 통해 물류 전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신속한 사업확대로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고자 한다"고 사업분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SDS IT서비스 부문은 그룹 내 IT혁신을 선도하여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제조IT, 애널리틱스, 모바일 금융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솔루션 사업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IT서비스 부문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기 위해 최근 전사 TF를 구성했으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는 것.

 

삼성SDS는 "선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면밀히 준비하여 향후 과감한 M&A와 기술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시켜 나갈 계획"이라면서 "관계사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기술 선점 등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끝으로 "사업 분할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주주님들의 애정과 질책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과 경제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