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의 경영전략 집중분석

데이터로 본 이 부회장은 원점에서 생각하는 '제로베이스 리더십' 실천가

취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11/10 [12:58]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의 경영전략 집중분석

데이터로 본 이 부회장은 원점에서 생각하는 '제로베이스 리더십' 실천가

취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5/11/10 [12:58]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고, 사고하고, 실행하는 제로베이스 경영전략 실행

새로운 리더십 통해 거대공룡 삼성은 지속성장 가능한 새로운 삼성으로 진화 중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바로 제로베이스 리더십

▲ 삼성과 롯데 간의 화학부문 빅딜이 성사된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만남’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그룹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로 떠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연 삼성이란 거대 공룡을 위기에서 탈출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위기에 계속 매몰되어 가고 있는가? 2013년부터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삼성전자를 이끌어오고,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2015년 5월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이 된 뒤부터는 명실상부하게 삼성그룹의 새로운 리더가 된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전략과 경영 철학으로 삼성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일까?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6시그마 전문가로 활약하는 자기계발 전문 작가 김병완씨는 지난 7월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하는 이재용 제대로 알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재용의 제로베이스 리더십>(미다스북스)이란 책을 선보여 재계와 서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직장 경험과 수천 권의 독서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건희 회장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에 관한 연구에 집중해온 김병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의 삼성을 이끄는 리더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과 철학, 사고유형을 꼼꼼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평가한다.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재직한 김병완 작가는 지금의 신종균 사장을 부서장으로 직접 모시면서, 삼성의 특성과 조직문화를 내부에서 속속들이 경험한 바 있다. 그는 조직경영과 리더십 전문가로서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 부회장을 ‘제로베이스 리더십’의 실천가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의 위기 극복은 물론 한국 사회 전체의 창조적 도약의 힘으로서 제로베이스 사고와 혁신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백지상태의 이재용 새로운 리더로 데뷔

삼성이 갖고 있는 파워는 대단하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의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삼성 관련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주식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삼성의 대표회사격인 삼성전자의 세수 또한 우리나라 법인세의 1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의존도가 크다. 그래서 삼성그룹이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은 엄청난 숙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이 대한민국 일등 기업이라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일등기업 삼성을 존경하지 않는다. 오히려 삼성이 협력업체를 쥐어짜며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잘못된 부의 세습으로 '반칙'을 한다며 손가락질을 한다.

 

그렇다면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의 실직적인 선장 역할을 해온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국민을 우호세력으로 돌려세울 수 있을까? 김병완 작가는 이  부회장이 '제로베이스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이라는 배를 움직인다면, 손가락질을 하던 사람들도 결국은 삼성이란 기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7월 17일 금요일 오전 9시 삼성물산 임시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됐다. 투표 참석률은 83.6%에 찬성 69.5%로 압도적인 비율로 가결되었다. 같은 날 앞서 열린 제일모직 주총에서도 만장일치로 합병안이 통과되었다. 지난 9월1일 통합한 삼성물산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 이재용 부회장은 화려한 조명 아래 서는 것이 아니라 ‘메르스 대국민 사과’라는 방식을 통해, 삼성의 새로운 리더로서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 김상문 기자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5년 6월 23일, 삼성전자 부회장이자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인 이재용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의 일부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90도로 고개를 숙였지만 어조는 단호했다. 책임은 회피하지 않았고 대책은 구체적이었으며,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의 위기를 원점에서 다시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백지상태의 인물로 불안감도 없지 않았던 이재용 부회장은 화려한 조명 아래 서는 것이 아니라 ‘대국민 사과’라는 방식을 통해, 삼성의 새로운 리더로서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이제 48세가 되는 이재용 부회장은 단호한 어조로 혁신을 이야기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도한다는 것은 바로 더 큰 새로운 배를 띄우기 위해 물을 깊게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래서 김병완 작가는 "이제는 모든 것이 새로운 다른 차원의 시대"라면서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전략을 갖춘 새로운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삼성에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재용표 제로베이스 리더십

김병완 작가는 조직경영과 리더십 전문가로서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 부회장을 ‘제로베이스 리더십’의 실천가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의 위기 극복은 물론 한국 사회 전체의 창조적 도약의 힘으로서 제로베이스 사고와 혁신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선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김병완 작가는 "이 부회장의 제로베이스 리더십은 앞으로 변화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 사회의 올바른 리더십에 대한 제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삼성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와 한국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새로운 리더십이 바로 제로베이스 리더십"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제로베이스의 사전적 의미는 ‘0’의 상태, 즉 처음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생각해 본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결정의 기로에 섰을 때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다시 생각하면 새로운 문제 해결의 탈출구가 생기는 법이다.


‘제로베이스 사고’는 모든 것에 대해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매년 제로를 출발점으로 과거의 실적이나 효과, 우선순위를 엄격하게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사고의 경직을 방지하기 위해 기득권이나 관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는 사고법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모든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 방식인 것이다.


“우물 속의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설명할 수 없고 한여름에만 사는 여름 곤충에게는 얼음을 설명할 수 없다”라는 정저지와井底之蛙의 고사가 있다. 항상 자신의 방식이 옳고 이보다 더 나을 순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제로베이스로 돌아가 생각하면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뛰어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제로베이스 사고를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나의 한정된 지식을 다양한 관점의 사람들과 공유하겠다”라는 열린 사고다.

 

김병완 작가는 또한 "삼성의 새로운 리더 이재용의 경영철학 출발점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그래서 이 부회장은 현재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고, 사고하고, 실행하는 제로베이스 경영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그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거대 공룡 삼성은 새로운 시대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하면서도 모든 것이 새로운 삼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지금 삼성은 피할 수 없는 전장 앞에 서 있으며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과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이 싸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사진출처=삼성전자

원점에서 숨 가쁘게 혁신 실천

실제로 201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그룹은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고, 삼성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의 건설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주력 사업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함으로써 건설사업 시너지 효과와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이렇게 이재용 부회장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사고하면서 숨 가쁘게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김병완 작가는 그를 두고 ‘제로베이스 리더십’의 실천가로 규정한다.


"모든 것을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 다시 그 정점과 최고점에 도달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혁신의 방법이고 전략이다. 도저히 말도 되지 않는 것들을 만들어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바로 제로베이스 사고의 실천가들이다."


"세상 사람들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제로베이스 사고다. 그동안 이런 일을 누군가가 해냈기 때문에 인류 역사는 계속해서 발전한 것이다. 인간이 하늘을 날아오른 것도, 전기를 통해 목소리를 저 먼 곳까지 들리게 만든 것도, 게다가 아예 전기로 연결된 선마저 없이 바다 건너까지 목소리를 전달하게 만든 것도,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다녀오는 것도 모두 그런 일들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생활을 지배하는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모바일 인터넷,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모두 사실상 ‘제로베이스 사고’가 만든 구체적인 결과물인 것이다."


"제로베이스 리더십은 기업문화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새롭게 변화하는 기업만이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근본적 혁신을 전제로 하는 제로베이스 리더십은 기업과 국가를 창조적 도약으로 이끌 새로운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삼성으로선 2015년이 그 어떤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을 이끌어왔던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삼성을 이끌어갈 핵심사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 삼성은 피할 수 없는 전장 앞에 서 있으며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과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이 싸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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